자주 듣는 명언이다. 얼핏 보면 불변의 진리 같은 말이다.
정말로 인생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결과가 좋았을 때는 ‘타이밍이 좋았다’고 말하고, 결과가 나빴을 때는 ‘타이밍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결국 이 표현은 현재의 결과를 과거의 판단에 끼워 맞추는 도구일 뿐이다.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늦었고,
지원하려 했던 자리는 이미 마감됐고,
투자하려던 종목은 어느새 두 배가 올랐다.
우리는 자주 '타이밍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때로는 그 말이 위로처럼 들리지만, 정말 그게 타이밍의 문제였을까?
정말로 중요한 건 '타이밍'이 아니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를 생각해볼까.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그 기업과 산업에 대해서 정말 자세히 공부해야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 기업을 매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본인에게 있다.
주가가 저렴하다고 생각할때까지 기다릴 줄도 알아야하며,
그 기업을 매수한 이후에도 자신이 목표한 가격까지 인내의 시간을 가질 줄도 알아야 한다.
적당히 올랐을 때 팔고 싶은 욕심도 절제하고 계속 동행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 기업에 투자하는 동안, 투입한 자금은 다른 기업에 투자할 수 없다. 취할 것은 취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이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오르는 속도보다 다른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해서,
또는 다른 친구가 보유한 주식이 더 주가 상승률이 높으니 배아파서
나의 종목을 중간에 손절/익절하고 계속 옮겨다니는 판단 미스를 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비단 주식투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식 투자처럼 수치가 명확히 보이는 영역에서조차 ‘타이밍’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물며 감정, 관계, 인생처럼 더 복잡한 문제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타이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준비', '책임', '인내' 같은 요소들이다.
"타이밍"이라는 것은
간절히 원하던 그 기회를 위해 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는지,
또는 친하게 지내고 싶거나 사랑하고 싶었던 그 사람을 위해 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는지,
내가 얼마나 기다렸고, 얼마나 감내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이라는 단어는 정말 사용하기 편하다.
굳이 애써 노력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우리는 원치 않았던 결과가 나오면,
타이밍이 안 좋았다고 말하며 상황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주식이든, 일이든, 공부든, 사랑이든, 그 어떠한 종류의 선택이든
그 순간을 단지 '타이밍의 문제'라고 말하며 지나쳐버리기엔,
우리는 그 안에 너무 많은 노력과 감정과 의지를 쏟는다.
인생은 타이밍이 아니다.
타이밍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인생의 흐름을 결정짓는 건, 그 순간을 마주하기 위한 그리고 마주한 나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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